두꺼운 철문이 열리고, 매캐한 공기가 날 반긴다. 바람이 차갑다고 느낄 때쯤에 멀리서 네가 보인다. 표정 안 좋고, 몸은 삐딱하고, 땅 밑에는 담배꽁초가 가득하다. 저러다가 병 걸리면 어쩌려고. 꼭 걱정시키는 일만 만든다. 멀리서 류혜진의 눈이 보이자, 류혜진도 날 발견한다. 날 보자마자 피던 담배를 버리고, 천천히 걸어온다. "야, 시발 목련. 얼마 만이...
안녕하세요. 초만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써오던 긴 소설이 이제 거의 마무리됩니다. 저는 이제 대학생이고 놀랍게도 이 소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총 3부로 계획했던 이 장편소설이 벌써 절반을 훌쩍 넘었네요. 미흡한 소설 꾸준히 읽어주는 몇몇 분들 언제나 감사합니다. 저는 대학에 와서 전문적으로 글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만약 운이 좋아서 세상 밖으...
“목련 이모.” “왜.” “우리 언니 처음 볼 때 무슨 기분이었어요?” “늦봄에 핀 새싹 같은 느낌이 들었지.” “어렵다. 그런 표현들 너무 어려운데.” “근데 너 학교는 안 가냐.” “겨울 방학이에요. 이모 졸업한지 너무 오래 되서 잘 모르는구나.” “입학을 몇 년 전에도 했는데.” “어딜요?” 감옥. 사실대로 말할까하다가 그냥 말았다. 금방 사라지고 잊...
방문을 열고 내 앞에 쭉 서있는 검은 정장의 사람들이 날 보면서 총을 겨눈다. 하지만 류혜진 때문인지 아무도 날 쏘진 않는다. 내 등에 엎인 류혜진를 아무나 안겨 주고 말한다. “아직 살아있어. 살리고 싶으면 얼른 병원에 데리고 가야할 걸.” 굳은 표정들의 사람들이 급하게 류혜진 데리고 사라진다. 몇 명은 방에 들어가서 이소연 이사를 봤는지 급하게 병원에 ...
“이사님, 회장님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해.” 문을 열자마자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오는 류혜진, 이소연이 먹고 있던 물 잔을 뺏어 들어있는 물을 다 마신다. 그 모습을 차분한 표정으로 보는 이소연.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이 웃는다. 물을 다 먹고 나서 이소연의 옆 자리에 앉는다. 며칠 동안 연락 하나 없다가 갑자기 약속을 잡고 나오라는 이소연이 밉지만...
언니, 나 유슬 아니 유소화이야. 오랜만이지 이 이름. 요즘 언니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 너무 많은 일이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났거든. 난 이제 뭘 해야 할지 천천히 생각하는 중이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어떤 짓이 가장 효율적인 미친 짓인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야. 그래서 언니한테 좀 물어보려고. 언니는 이럴 때 어떻게 했어? 세상의 모든...
난 살짝 보이는 틈으로 남자를 보면서 두 손에 권총을 꽉 쥐었다. 어떤 타이밍에 남자를 도와줘야 하는지 타이밍을 쟀다. 내가 뒤에서 남자를 지켜야한다. 다른 유슬은 못한 일을 내가 대신 해줘야겠다. 그래야 나중에 떵떵거리면서 말하지. 박중혁은 남은 세 사람이 올라오자마자 총을 버리고 두 손을 들었다. 난 손에 쥔 권총을 떨어뜨릴 뻔 하다가 다시 고쳐 잡았다...
3일 째가 가장 고비였다. 몸도 마음도 우울한 와중에 배까지 고프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어떤 사람이 날 붙들고 그냥 껍데기만 날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닐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을 정도였다. 그 날 저녁, 먼저 흰 깃발을 펄럭인 사람은 박중혁이었다. 3일 동안 잠잠 했던 내 방문을 두드린 박중혁은 김이 올라오는 호박죽과 사과 한 조각...
결심을 하자마자 호박죽부터 먹었다. 끝없는 실타래가 결말을 지으니 마음이 꽤 편안하다. 다른 실타래가 날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호박죽을 먹고 있는 지금은 꽤 행복하다. 우선 박중혁과 결판을 지어야한다. 죽이거나 여기서 도망친다는 건 아니다. 여기서 나 혼자 나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박중혁을 내 손으로 죽이는 건 거의 자살 행위다. 내 편이 하...
하지만 그 다짐은 얼마 가지 않아 무너졌다. 죽기 전에 싸워는 봐야하는데 그런 힘이 남아있을까. 그 정도로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사실 믿을 수 없어서 이 사람이 하는 얘기가 모두 거짓이길 바랬다. 차라리 날 죽이려고 하는 그 사람이, 다른 이이길 바랬다. “거짓말 하지 말아요. 그 사람이 왜 날.” “제이는 그 아이가 지금 당신인 줄 몰라요.” “도대체 왜...
집 안으로 들어오니 생각보다 아늑했다. 정리는 깔끔히 잘 되었고 먹을 건 충분히 채워져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작은 방이 있다. 작은 방엔 정말 간단히 침대와 작은 책상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책상 위엔 몇 권의 책이 있었다. 책 표지를 들어다보니 꽤 오래되어 보인다. 삐걱거리는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으면 익숙한 그림자가 내 옆에 서있다. 고...
일주일은 금방 흘렀다. 카운트다운을 하고 시간을 보내니까 두 배는 더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 내가 3년 동안 학교를 어떻게 버텼는지 이해가된다. 난 모든 순간마다 기우를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갑자기 사라져도 기우는 잘 생활할 테니까 내가 괜히 눈치를 안 내도 된다. 기우가 해준 파스타를 오물거리면서 오늘 밤에 어떻게 조용히 집을 나갈지 고민하고 ...
세계를 만들기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제가 만들어 낸 인물들을 사랑합니다. 현재 권총을들고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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